카카오·네이버·토스는 왜 스테이블코인에 뛰어드는가?
최근 국내 주요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 네이버, 토스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단순한 ‘코인 발행’이 목적이 아니라 자체 생태계 내 결제 수단, 정산 통화, 금융 서비스 연계 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금융 규제 체계의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플랫폼의 자금 흐름을 디지털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통합하려는 전략의 일부입니다.
특히 2025년부터 스테이블코인을 전자지급수단으로 관리하는 제도적 틀이 마련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합법적인 ‘디지털 머니’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토스가 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리고 각각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카카오는 ‘클립’과 ‘클레이튼’ 중심의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미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초석을 다져온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2020년부터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구축하며 결제와 리워드를 아우르는 자체 생태계를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2023년부터는 클레이튼 기반의 원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인 ‘KRT’와의 연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클립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NFT, 게임 내 자산 등을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하거나 리워드 형태로 지급받는 기능이 단계적으로 탑재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클립 기반의 마이크로 결제, 멤버십 연동, 디지털 상품권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카카오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사 플랫폼 내에서 보다 빠르고 수수료가 적은 ‘순환형 디지털 결제 구조’를 만들고자 하며 향후 토스페이·카카오페이와의 정산 시스템과 연계해 실질적인 페이먼트 인프라까지 연결하려는 전략도 동시에 구상 중입니다.
✅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일본·동남아에서 이미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시작했다
네이버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특히 라인(LINE)을 중심으로 한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먼저 실행에 옮기고 있는 기업입니다.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라인넥스트는 일본 금융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본 엔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내 가맹점, 콘텐츠 플랫폼, 게임 플랫폼에서의 활용을 목표로 설계된 모델입니다.
또한 2024년에는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현지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라인페이를 연동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목적은 전통 은행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도 사용자가 빠르게 결제, 송금, 자산 이동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 내 정산 통화 확보에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네이버가 향후 네이버페이, 스마트스토어, 웹툰, 클라우드 서비스에 통합된 디지털 자산 체계를 설계하는 데 밑바탕이 될 수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닌 크로스보더 결제 및 수익 정산 구조의 기반 통화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 토스는 ‘실명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반을 둔 접근이라면 토스는 철저히 금융 인프라 내에서 작동하는 ‘실명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4년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전자금융업 인가 및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을 검토 중이며 내부적으로는 사용자 실명 확인을 기반으로 한 원화 연동형 디지털 머니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기존 토스머니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블록체인 상에서 이동할 수 있는 형태의 디지털 토큰으로 설계된 점이 다릅니다.
토스는 이를 통해 향후 사용자 간 송금, 쇼핑몰 결제, 제휴 금융사 이체 등에서 수수료를 줄이고 정산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스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규제 친화적 구조를 먼저 고려하여 실명 기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과 연동된 ‘합법적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금융당국과의 협업 아래 제도권 안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 빅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은 ‘폐쇄형 생태계 화폐’의 시작일 수 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단지 기술적 실험이나 트렌드 따라가기가 아닙니다.
이들은 이미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자체 플랫폼 경제’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화폐를 만들고자 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들에게 있어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생태계 내 자산 흐름을 통제하고, 플랫폼 내 활동을 데이터화하며, 기존 금융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앞으로 정부의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내부 정산용 디지털 통화’는 더 합법적이고 정교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지금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은 플랫폼 중심 사회에서 디지털 화폐가 어떤 형태로 현실화 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조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 흐름을 단순 기술 뉴스로 보기보다는 자신이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어떤 형태의 자산 이동이 가능해질지를 미리 인지하고 이에 맞는 금융 전략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