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USDT는 어떻게 글로벌 기축 스테이블코인이 되었을까?

kisense 2025. 7. 12. 21:34

스테이블코인이란,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달러 등)와 1대 1로 연동된 암호화폐입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USDT입니다.
2025년 현재, USDT는 하루 수백억 달러 규모로 거래되고 있으며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상당 부분이 USDT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USDT의 기원, 널리 사용하게 된 배경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하필 USDT가 '글로벌 기축 스테이블코인'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USDT가 처음 등장한 배경부터 현재처럼 시장을 지배하기까지 어떤 전략과 환경 요인이 작용했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보며

그 성공의 의미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 테더의 등장, 디지털 달러에 대한 최초의 실현

USDT는 2014년 말, Realcoin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되었다가 곧 테더(Tether)라는 브랜드로 재출시되었습니다.
당시의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실제 은행 계좌에 1달러를 예치하면, 블록체인상에 1 USDT를 발행하자.”
이 방식은 기존 암호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달리 디지털 환경에서도 ‘항상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갖는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테더의 초기 성공에는 단순함과 이해하기 쉬운 구조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담보 구조 없이 현금 기반의 발행 모델을 통해 사람들에게 안정성을 전달했고,
당시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거래쌍 기준으로 ‘달러 대신 쓸 수 있는 토큰’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USDT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하며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 거래소 연동 전략이 만든 확산의 초석

USDT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기축 스테이블코인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와의 긴밀한 연동 전략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USDT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초기에는 USDT가 사실상 비트파이넥스에서만 유통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대형 거래소들 역시 미국 달러를 직접 다루는 대신 USDT를 기준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의 가격을 표시하고, USDT로 사고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비트코인을 1 BTC = 1만 달러’처럼 표시했다면, ‘1 BTC = 1만 USDT’처럼 USDT를 달러처럼 사용하는 방식이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이는 규제나 은행 계좌 문제 없이도 “USDT를 쓰면 곧 달러를 쓰는 것과 같다”는 인식을 만들어 주었고,
결과적으로 USDT는 달러에 대한 대체 결제 및 거래 단위로써의 지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초기부터 많은 거래소들이 USDT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처음 상장될 때, 그 코인을 USDT로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표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사용자들도 자연스럽게 USDT를 기준으로 가격을 인식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USDT 중심의 거래 환경’이 시장 전반에 정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점유율을 지킨 이유

USDT는 등장 이후 수많은 논란에 직면했습니다.

발행사가 실제로 준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 감사 투명성 부족, 미국 당국의 조사, 자금세탁 관련 의심 등 다양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SDT가 계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온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미 전 세계 수백 개의 거래소와 디파이 서비스들이 USDT를 기본으로 연동해 두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둘째, 테더 측은 일부 회계 보고서를 통해 일정 수준의 준비금을 증명하거나 규제 당국과의 협의 끝에 벌금 납부 등으로 일부 리스크를 조정하면서 ‘무너질 것 같지만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계속 유지했습니다.

셋째, 다른 스테이블코인들이 새롭게 등장하긴 했지만 USDT의 유통량과 유동성을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렸고,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거래 환경이 불안정한 국가들에서는 은행 없이도 쉽게 달러와 연동된 자산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USDT가 여전히 강력한 선택지였습니다.

 

✅ USDT의 위상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을까?

2025년 현재, USDT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디파이 서비스, P2P 거래, 해외 송금, 게임 내 결제 등 다양한 환경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달러보다 더 빠르고 접근성 좋은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트론 네트워크 기반의 USDT는 수수료가 낮고 전송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기업이나 서비스 제공자들이 해외 지급 수단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USDT가 여전히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단지 먼저 등장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네트워크 다양성, 높은 유동성, 폭넓은 거래소 지원지속적인 확장 전략과 실용성 중심의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 USDT는 선택이 아닌 인프라가 되었다

USDT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이 아닙니다.
지금은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본 단위이자 ‘기축 자산’으로 자리 잡은 인프라입니다.

그 성공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완벽한 신뢰성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구조, 빠른 확산 전략, 실용성 중심의 접근, 시스템 기반의 네트워크 확장이 만든 결과입니다.

물론 지금도 USDT는 준비금 논란이나 규제 이슈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지만 이미 구축된 생태계의 크기와 사용자의 습관은
그 자리를 쉽게 흔들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더 정교해지고 제도화가 진행되더라도,
USDT가 만들어 놓은 인프라적 위치는 디지털 자산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