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왜 서클과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만들었을까?

kisense 2025. 7. 13. 02:27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한때 USDT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의 두 기업이 뜻을 모아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사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USDC의 탄생 배경, 성장 전략


바로 서클(Circle)코인베이스(Coinbase)가 공동으로 만든 USDC(USD Coin)입니다.

출시 당시 USDC는 유통량 기준으로 볼 때 USDT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였지만 지금은 투명한 회계 공개, 규제 친화적 구조,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통해 가장 신뢰받는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2022년 이후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정부가 선호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으며 2025년 현재도 기관 투자자와 미국 내 사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클과 코인베이스가 왜 USDC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USDT와는 다른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었는지를 중심으로
USDC의 탄생 배경과 성장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합법적인 디지털 달러’ 만들기

서클과 코인베이스가 USDC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에는 “투명하고 규제에 부합하는 디지털 달러를 만들자”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습니다.

USDT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테더는 회계 불투명성, 준비금 논란, 법적 조사 등으로 수많은 신뢰 위기를 겪고 있었고,
그로 인해 정부 기관이나 은행,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스테이블코인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라는 회의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서클은 이미 금융 기술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이었고,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의 합법 암호화폐 거래소로
규제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 능력과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플랫폼이었습니다.

이 두 회사는 미국 정부가 우려하지 않을 만한 ‘투명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만들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2018년에 출시된 USDC입니다.

 

✅ USDC의 구조, 왜 신뢰를 받을 수 있었을까?

USDC가 처음부터 기관과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운영 구조에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1 USDC = 1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동일한 금액을 미국 은행 계좌에 현금 또는 현금성 자산으로 보관한다는 점입니다.
이 준비금은 미국 회계기준에 따라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고, 정기적으로 보고서가 공개됩니다.

즉, 누구나 “지금 USDC가 몇 개 발행됐고, 그만큼의 자산이 실제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구조는 USDT가 오랫동안 투명성을 지적받아온 것과는 대조적인 방식이었고 투자자들뿐 아니라 미국 정부나 금융기관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구조로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USDC는 처음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술 규격(ERC-20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미 이더리움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던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나 지갑에 별다른 추가 개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폴리곤, 솔라나, 아발란체 같은 다른 블록체인에도 확장되면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쉽게 쓰일 수 있는 ‘호환성 좋은 디지털 화폐’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USCD는 이런 요인들 덕분에 빠르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 코인베이스의 전략적 활용, 유통 확장의 핵심

USDC는 단순히 발행된 것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유통되고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이 함께 작동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코인베이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USDC를 자사 거래소에서 ‘거래 수수료 없이 사고팔 수 있는 기본 스테이블코인’으로 설정했고, 사용자가 달러를 입금하면 즉시 USDC로 전환해 다양한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일정 기간 동안 USDC 보유자에게 이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이는 USDC가 ‘디지털 예금 통화’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USDC를 보유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고, 동시에 USDC를 결제 수단이나 보상용 토큰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들에서도 USDC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 2022년 이후, 규제 시대의 대표 스테이블코인으로

2022년 루나·테라 사태 이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각국 정부는 “어떤 스테이블코인은 믿을 수 있고, 어떤 건 제도권 밖인가?”를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USDC는 규제 친화적 구조를 가진 대표 주자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의회와 재무부 관계자들이 언론 인터뷰나 청문회에서 “USDC는 투명한 준비금 구조를 가진 예로 볼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정책 설계의 기준 모델처럼 다뤄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관투자자와 은행, 핀테크 기업들도 USDC 기반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갔습니다.

2023년 이후에는 일부 미국 주에서 USDC를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디지털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 같은 흐름은 현재까지도 미국 내에서 가장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위상을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 ‘규제 친화’라는 길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의 교과서

USDC는 기술적으로 특별히 새로운 발명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신뢰받을 수 있는 구조’와 ‘합법적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전략을 짠 대표적 사례입니다.

서클과 코인베이스는 “시장을 선점하기보다 신뢰를 먼저 확보하자”는 접근을 통해 USDT 중심의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했고,
현재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수록,
정부가 허용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조건이 무엇인지, 어떤 구조가 법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지를 판단하는 데 USDC의 운영 방식이 하나의 모델이 되어 이를 토대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