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이 금리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kisense 2025. 7. 3. 23:18

금리는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 전반의 흐름을 조절하는 가장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함으로써 은행의 대출 금리, 기업의 투자 결정, 소비자의 신용 활동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과 더불어 금리에 대한 전통적인 전달 경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금리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디파이(DeFi) 생태계를 통해 작동하며 이 생태계 안에서 자체적인 이자율, 유동성 공급 구조, 자산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금리 인상이나 인하가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전체 경제 내 ‘자산 이동 경로’가 중앙은행 중심 구조를 따라야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별도의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그 전달 경로가 점차 우회되거나 약화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영향이 직접적인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간접적인 변수를 만드는 방식인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 생태계 내 ‘독립적인 금리’를 만들어낸다

가장 눈에 띄는 간접적 영향은 스테이블코인이 자체 생태계에서 '시장 금리'를 생성한다는 점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 플랫폼에서 예치, 대출, 스테이킹 등의 방식으로 활용되며 이 과정에서 일정한 수익률이 발생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USDC나 DAI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하면 연 3~8%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거나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보다 유리한 조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익은 투자자나 기업 입장에서 시중금리에 연동된 예금보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자산에 유동성을 옮기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중앙은행의 금리 조절이 시중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약화시키게 됩니다.

특히 기관 투자자나 자산운용사들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파이 수익률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금리 = 중앙은행의 기준’이라는 전통적 연결고리가 조금씩 이완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 자산 대체 효과는 중앙은행의 통화 조절 능력을 약화시킨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예금, MMF, 단기채 등 금리와 연동된 금융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옵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금리가 낮을 때 은행 예금 대신 스테이블코인 기반 자산에 예치하고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디파이 플랫폼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시중 자금은 중앙은행의 조정 방향과 다른 쪽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자산 대체 효과’라고 부르며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줄이려고 해도 실제로 자산이 이동하는 경로가 바뀌어 정책 효과가 저하되는 문제를 낳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소비 억제, 기업 투자 위축, 대출 수요 감소 등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수익성 있는 보관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이러한 통화정책 전이 효과가 희석되거나 지연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하게 유통되는 자산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국내 기준금리 변화와 무관하게 스테이블코인의 유동성은 달러 금리, 글로벌 시장의 자산 선호도, 디파이 프로토콜의 내부 수익률 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자국 내 금리 정책이 자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의 국채 투자 연결은 ‘간접 금리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구조상 미국 국채나 단기 금융상품에 예치된 준비금을 기반으로 운용됩니다.
대표적으로 USDC, USDP 등은 자산의 대부분을 미국 단기 국채, 머니마켓펀드, 은행예금 등으로 구성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한편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이 ‘간접적인 채권 투자 수단’처럼 작용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즉, 사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금리 상승 시 수익률이 증가하는 구조로 연결됩니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는 직접 금리와 관련된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리 수익을 간접적으로 누리게 되며 이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전통 금융시장의 금리 전달 경로를 우회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설정한 금리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디지털 금리 구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며 이는 국내 통화정책의 자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적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 스테이블코인은 ‘금리 우회로’를 만드는 새로운 변수다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수단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체 생태계에서 형성되는 이자율, 유동성 이동, 자산 대체 효과를 통해 ‘금리를 우회하는 경로’를 만들어 내고 있는 디지털 변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통화정책의 핵심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그 금리의 효과를 지연시키고 희석시키는 우회로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정책의 정밀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시중 은행만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플랫폼과 디파이 수익률까지 모니터링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으며 이는 정책 설계의 방식과 수단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제도화하고 금리 정책과 연동되는 구조로 조율하는 노력이 없다면 통화정책의 전통적 효과는 점점 더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금리정책의 장애물이 아니라 금리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정의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금융 환경의 징후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