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탄소배출권 거래 실험 사례 분석

kisense 2025. 8. 4. 11:52

전 세계가 탄소중립의 흐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서 각국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개인도 더는 기후위기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탄소배출권’은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닌 새로운 금융 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배출권은 필요 이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에게 비용을 부과하고, 감축에 성공한 기업은 이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접근성과 유통 효율성, 거래 투명성에서 여러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는 글로벌 단위의 거래가 어렵고, 중개기관에 따른 수수료와 정보 비대칭도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탄소배출권 거래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탄소배출권 거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투명하고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며, 스테이블코인은 그중에서도 가격 안정성과 결제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된 스테이블코인 기반 탄소배출권 거래 실험 사례들을 살펴보고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떤 장단점을 가졌는지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구조와 기존 한계

탄소배출권 거래는 기본적으로 탄소 배출 상한이 설정된 기업 간의 권리 거래입니다.
이 상한은 정부 혹은 국제기구가 설정하며, 각 기업은 그 안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상한을 초과하여 배출을 한 기업은 추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며, 감축에 성공한 기업은 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탄소배출권 시장으로는 유럽의 EU ETS, 한국의 K-ETS, 캘리포니아 배출권 거래제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들은 거래의 복잡성, 중개기관의 개입, 결제의 비효율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배출권 자체는 디지털화되어 있지만, 결제 수단이 전통 화폐에 묶여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제약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환율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실시간 정산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중소형 기업이나 개발도상국의 기업들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거래를 단순화하고 실시간 결제와 명확한 기록이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사례: 클리마다오(KlimaDAO)와 탄소 크레딧 통합 실험

스테이블코인을 탄소배출권 거래에 활용한 대표적인 실험 사례는 클리마다오(KlimaDAO)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한 후,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클리마다오는 탄소감축 인증을 받은 오프체인 배출권을 온체인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으로 구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용자는 실시간으로 배출권을 구매하고, 이를 거래하거나 장기 보유를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 정산 시스템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저비용 결제 구조입니다.
특히 기업이 클리마다오 플랫폼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경우 거래 기록은 투명하게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수수료는 기존 중개 방식보다 훨씬 낮습니다.

클리마다오는 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프로젝트 운영의 지속성과 투기적 거래의 문제도 함께 노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탄소 크레딧 결제 실험이라는 점에서 환경과 금융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장점과 시장 확장 가능성

스테이블코인을 탄소배출권 거래에 접목하면 기술적으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즉시 결제가 가능합니다.
기존 배출권 거래는 청산과 송금에 시간이 걸렸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을 통해 몇 분 안에 정산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둘째, 투명한 회계 처리가 가능합니다.
모든 거래 기록이 블록체인 상에 남기 때문에 기업의 탄소중립 활동을 외부 이해관계자가 검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을 갖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별도의 은행 계좌나 국제 송금 과정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기업이나 NGO, 개인도 직접 탄소 크레딧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열립니다.

이러한 장점은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가 기관 중심에서 개방형 참여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탄소시장의 민주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도화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

물론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완전히 제도권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탄소배출권은 국가 또는 국제기구가 발행·인증하는 공공성이 강한 자산입니다.
이를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에 옮기려면 각국의 법적 승인과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대한 규제도 아직 각국의 기준이 달라, 배출권 거래에 공식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격 안정성, 발행사의 신뢰성, AML 및 KYC 인증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이미 탄소배출권 토큰화 실험을 장려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싱가포르, UAE 등은 스테이블코인과 연계된 ESG 금융 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정부 주도의 배출권 마켓플레이스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옵션이 추가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며, 또한 민간 프로젝트와 공공기관 간의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제도적 허용 폭도 더욱 넓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 스테이블코인은 ESG 금융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탄소배출권 거래는 아직 실험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기후 위기 대응과 금융 기술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기업의 의무를 넘어서 투명하고 접근성 높은 탄소 거래 생태계가 필요해졌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무역, 투자, 환경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도 연결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앞으로 ESG 경영과 탄소중립이 중요해질수록 이런 실험적 모델에 대한 제도적 관심이 확대될 것이며, 그 중심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은 점점 더 구체화될 것입니다.

디지털 자산과 지속가능한 금융이 결합하는 이 흐름을 선제적으로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은
향후 금융 생태계와 환경 전략 모두에서 중요한 경쟁력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