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어떻게 규제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대의 가상자산 시장이자 글로벌 법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의 입법 동향은 각국 정부와 투자자, 기업 모두에게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중에서도 GENIUS Act는 2023년 이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중 가장 주목받는 규제 기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상화폐나 결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실물 통화에 연동된 ‘공공적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정의하며 발행사와 운용 주체, 투자자 보호에 대한 세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GENIUS Act의 핵심 내용을 알아보면서 이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 국내 사용자 및 정책에 미치는 시사점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기존 규제와 어떤 점이 다르고, 왜 GENIUS Act가 새로운 글로벌 표준으로 주목받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처음으로 명확히 규정
GENIUS Act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최초로 체계적으로 정의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가상자산 법안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처럼 고정 가치를 지니는 특수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에 연동된 디지털 결제 자산으로 분류하며, 이를 발행할 수 있는 주체와 운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은 반드시 미국 달러나 기타 실물 자산에 연동되어야 하며
- 발행사는 그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 발행 구조, 회계 정보, 이용자 보호 절차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기술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 통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상환 청구권 보장과 투자자 보호 조항의 강화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이용자에게도 실질적인 법적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도 발행사에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명시적인 권리가 없었습니다.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기관 투자자에게만 상환을 허용하거나, 내부 절차를 이유로 환급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GENIUS Act는 모든 보유자에게 환급 청구권을 부여하고, 발행사는 이를 법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단지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마치 은행 예금처럼 법적인 환급 권리를 가진 디지털 화폐로서 스테이블코인을 자리매김하게 만듭니다.
또한 발행사가 파산했을 경우에도,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의 자산은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회수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기존 금융상품보다도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로 평가받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을 더욱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실명 인증과 예치금 감사 의무까지 포함한 강력한 관리체계
GENIUS Act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합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운용하는 주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관리 체계를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실명 기반 KYC 인증 절차를 구축하고 있어야 하며, 고객의 자금 세탁이나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AML 절차도 의무화됩니다.
AML은 자금세탁방지제도의 약자로, 불법적으로 얻은 자금이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GENIUS Act는 이러한 AML 기준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발행사는 보유하고 있는 준비금의 구성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제3자의 회계 감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어떤 자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지, 유동성은 충분한지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발행사에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과 책임을 요구함으로써, 아무나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없도록 하고, 공공성을 띠는 디지털 통화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GENIUS Act의 글로벌 영향력과 국내 정책에 주는 시사점
GENIUS Act는 현재 미국 의회에서 활발히 논의 중이며, 일부 내용은 주정부 차원에서 이미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금융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를 강조한 이 법안의 구조는 다른 국가들이 자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설계할 때 참고할 만한 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자지급수단의 하나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GENIUS Act의 핵심 내용인 예치금 보유 의무, 발행사의 책임 구조, 실명 인증 체계 등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합니다.
따라서 향후 국내에서도 GENIUS Act와 유사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법안은 단순한 미국 내 입법 시도가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자산 질서의 기준점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스테이블코인 신뢰 시대의 서막, GENIUS Act가 열다
스테이블코인은 빠르고 효율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동안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미국의 GENIUS Act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고,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통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 입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지 기술적인 자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포섭하여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용자 보호와 발행사 책임, 정보 공개 의무 등 모든 측면에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면서도,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써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GENIUS Act의 구조를 참고해 보다 정교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활용하려는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은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제도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플랫폼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단계는 단순한 결제를 넘어, 제도화된 디지털 금융의 핵심 축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GENIUS Act라는 중요한 이정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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