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통화는 이제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현실 경제에서 정책과 기술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영역입니다.
2025년 현재, 전 세계 각국은 디지털 통화에 대한 제도적 정비와 법적 정의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과 CBDC라는 두 가지 디지털 화폐 형태가 있습니다.
둘 다 전자적으로 발행되고 일정한 가치에 기반하며 전자지급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그 목적, 발행 주체, 통제 수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에서 발의된 ‘지니어스법(GENESIS Act)’과 한국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에서 각국이 어떤 디지털 통화를 중심에 두고 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개념적, 법적, 기술적 차이를 설명하고 한·미 양국의 규제 흐름까지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기본 개념 및 구조 차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법정화폐(예: 원화, 달러)나 실물자산(예: 금)과 1:1로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USDT(테더), USDC, 국내에서는 KRWb, KRT 등이 있으며 디파이, 송금, 전자결제 등에 사용됩니다.
이들은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되며 발행사는 담보 자산 보유, 회계 감사, 스마트계약 설계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반면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디지털 법정화폐입니다.
CBDC는 기존 지폐와 똑같은 법적 효력을 가지며 국가의 통화 정책 집행, 금융 포용, 지급 시스템 현대화를 목적으로 도입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자산 기반의 디지털 토큰'이라면 CBDC는 국가 신용 기반의 디지털 통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신뢰 구조, 사용 방식, 통제 수준의 차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한 자산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발행사의 투명성, 담보 자산의 안전성, 스마트계약의 보안성 등을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탈중앙화 지갑을 통해 거래되며 일정 수준의 익명성이나 자유로운 해외 송금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자금세탁, 범죄자금 유통, 환율 규제 회피 등에도 악용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반대로 CBDC는 국가가 직접 발행하고 모든 거래를 추적·통제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됩니다.
사용자는 실명 기반 전자지갑을 통해만 사용할 수 있으며 거래 기록은 중앙 시스템에 저장되고 정부는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보안성과 통제력에서 큰 장점이 있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특정 업종에 대한 지출을 제한하거나 디지털 화폐 사용 기한을 설정하는 등 정책적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유도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자율성과 통제성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 미국과 한국의 입장 차이: 지니어스법 vs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2024년 말 미국에서는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지니어스법(GENESIS Act)’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CBDC를 직접 발행하거나 소비자 계좌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발전을 우선시하는 법안입니다.
즉, 미국은 CBDC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혁신의 기반으로 인정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USDC와 같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규제 안에서 허용하고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중심에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CBDC 도입에 적극적이며 스테이블코인을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전자화폐로 간주하여 금융당국 등록, 예치금 보전, 실명제 등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CBDC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 지원금 지급, 지방화폐 대체, 통화정책 수단으로의 활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은 민간 디지털 화폐를 존중하면서 정부는 최소한의 규제, 한국은 정부 주도의 공공 디지털 화폐를 중심으로 규제 틀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갈리고 있습니다.
✅ 공존 가능성과 우리의 선택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경쟁 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디지털 통화이기 때문에 공존이 가능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술 기반 혁신, 글로벌 송금, 민간 플랫폼 정산 등 유연한 영역에서 빠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CBDC는 공공정책, 복지지급, 세금환급, 중앙은행 통화정책 등 국가 차원의 거시적 시스템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용 목적에 따라 두 통화가 함께 사용되는 이중 디지털 화폐 구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 보조금은 CBDC로, 프리랜서 해외 정산은 USDC로, 온라인 쇼핑몰 결제는 KRT로 사용하는 식의 분화된 사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은 이 흐름 속에서 자신의 필요에 맞는 디지털 통화 유형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통화의 미래는 단일한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구조로 진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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